아이패드가 하드웨어 성능이 뛰어나거나 디자인이 예뻐서 잘 팔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이패드의 가장 큰 무기는 방대한 응용프로그램(앱)이다. 업무에 도움을 주는 앱부터 개발자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기상천외한 앱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좋은 콘텐츠는 하드웨어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안드로이드도 태블릿 PC 전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3.0(허니콤)으로 아이패드와 경쟁한다. 지난 5월11일 막을 내린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구글I/O)’에서 허니콤에 추가된 다양한 기능에 관심이 쏠렸다.
동적UI 기능이 확대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앱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동적UI란, 앱 화면을 두개 이상으로 분리한 후 각각의 화면을 독립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UI를 말한다.
허니콤 이전의 안드로이드는 앱 화면을 따로 구성하기 위해선 개발자의 품이 많이 들었다. 각각의 화면 조각을 하나의 모듈에서 모두 관리해야 했다. 하지만 허니콤은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여러 화면을 따로 구성한 다음 결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장난감 블록을 조립하는 것과 같다.
동적UI 기능 향상은 태블릿 PC의 넓은 화면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능이다.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허니콤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구글I/O에 참석한 김기완 위자드웍스 선임 개발자는 “허니콤은 태블릿 PC의 넓어진 화면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UI가 잘 구성됐다”라며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확대됐다”라고 허니콤의 변화를 반겼다.
허니콤 태블릿 PC인 모토로라 ‘줌’이나 아수스 ‘트랜스포머’ 등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태블릿 PC의 하드웨어를 비롯한 외적인 요소는 많이 살펴봤다. 삼성전자 ‘갤럭시탭10.1′의 하드웨어 사양도 지금까지 출시된 다른 허니콤 태블릿 PC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엔비디아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됐고, 1GB 램과 32GB 내장 메모리가 들어갔다. 화면크기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10.1인치다. 카메라 성능을 제외하면 다른 허니콤 태블릿 PC와 동일한 사양이다. 넓은 태블릿 PC의 화면과 허니콤에 추가된 기능은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갤럭시탭10.1로 허니콤을 곱씹어봤다.
동적UI를 활용한 앱
△ 허니콤의 동적UI를 활용한 구글 기본 메일 앱
△ 구글 캘린더
허니콤 태블릿 PC에 기본으로 탑재된 각종 구글 서비스는 동적UI를 활용해 개발할 수 있는 앱의 표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이나, 구글 메일 앱, 구글 일정표 같은 앱에서 특히 동적UI를 이용한 모습이 눈에 띈다. 태블릿 PC의 화면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눌 수도 있고 위아래로 나눌 수도 있다. 나뉜 화면은 각각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작게 나눈 화면은 선택이나 텍스트 입력 화면으로 이용하고, 큰 부분은 작은 화면에서 선택한 목록을 띄워주는 식이다.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서는 목록을 선택했을 때 화면 전체가 해당 목록이 나타내는 화면으로 바뀌었다. 다른 목록을 선택하기 위해선 초기 화면이나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야 했다. 각각의 선택지 사이를 빠르게 오갈 수 없었다. 허니콤 태블릿 PC의 넓은 화면에 동적UI로 구성한 앱은 좀 더 빠르게 선택지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한다.
△ CNN
구글에서 제공하는 기본 앱 외에도 허니콤의 이러한 향상된 동적UI를 잘 활용한 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USA투데이’나 ‘CNN’ 앱 등이다.
언론사 앱인 이들은 동적UI를 활용해 태블릿 PC의 넓은 화면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목록은 왼쪽의 작은 창으로 마련했고, 사용자가 선택한 목록을 보여주는 화면은 오른쪽에 만들었다. CNN 앱의 왼쪽 화면에서 ‘ASIA’ 지역을 선택하면 오른쪽 큰 화면에 아시아 지역의 뉴스를 조합해 보여주는 식이다.
각각의 뉴스에 동영상을 삽입해 웹브라우저나 별도의 동영상 플레이어 없이도 바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한 점도 편리하다. 전세계 뉴스를 편리하게 10.1인치 태블릿 PC에서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 파일 스테이션
△ 트윗콤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안에 있는 각종 폴더를 관리할 수 있는 ‘파일 스테이션’이나 트위터 서드파티 앱도 있다. 파일 스테이션은 허니콤의 넓은 화면을 이용해 폴더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다.
동적UI를 이용한 트위터 앱이 특히 눈에 띈다. 그 중 트윗콤은 사용자의 다양한 타임라인을 한 화면에 여러 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한 화면에 타임라인, 멘션,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여주지만 이 외에도 즐겨찾기로 추가한 트윗 타임라인이나, 사용자가 설정한 리스트 타임라인도 추가할 수 있다.
복잡한 메뉴를 통해 각각의 타임라인을 따로 볼 수밖에 없었던 기존 안드로이드 트위터 앱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타임라인 개수가 많아지면 화면을 옆으로 넘겨 확장할 수 있다.
넓은 화면의 쾌적함
△ 와이즈 포켓 클라우드 앱으로 PC 화면과 연동한 모습
동적UI를 이용하진 않았지만 태블릿 PC의 넓은 화면으로 쾌적한 경험을 제공하는 앱도 있다. 대표적으로 ‘와이즈 포켓 클라우드’를 예로 들 수 있다. 와이즈 포켓 클라우드는 사용자의 G메일 계정으로 PC 화면을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 연동해 주는 앱이다.
PC 화면이 그대로 모바일 기기로 전송돼 PC를 조작할 수 있다. 드롭박스와 같은 앱과 함께 이용하면, PC에 있는 중요한 파일을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로 전송할 수도 있어 편리하다. PC와 연결하는 방식도 와이파이나 3G 등 무선 네트위크를 이용해 사용자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아 PC 화면을 조작하기 불편했다. 하지만 10인치 태블릿 PC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와이즈 포켓 클라우드와 같은 앱은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 PC에서 빛을 보는 셈이다.
하드웨어 가속 기술이 허니콤 속으로
현재 우리나라에 출시된 허니콤 태블릿 PC 모토로라 ‘줌’을 비롯해 출시 예정인 대부분의 허니콤 태블릿 PC는 엔비디아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는 화면 크기가 작은 스마트폰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 이후에는 엔비디아와 퀄컴 등에서 모바일 기기용 쿼드코어 프로세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발전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아무리 빠르게 발전해도 소프트웨어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개 발에 편자, 빛 좋은 개살구와 다름없다. 그래서 허니콤은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추가했다. 허니콤의 향상된 하드웨어 성능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앱은 없을까? 3D 게임과 동영상 채널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엔비디아 테그라존
엔비디아는 지난 3월, 테그라2 듀얼코어에 최적화된 고성능 모바일 게임을 제공하는 ‘테그라존’을열었다. 테그라존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앱 형태로 무료로 제공되며, 현재 한글 버전도 내려받을 수 있다. 테그라존은 일종의 앱 마켓이다. 각종 앱의 가격을 알려주고, 새로 출시된 앱을 알려주기도 한다. 테그라존에 등록된 앱들은 테크라2 듀얼코어에 최적화된 고성능 게임이라는 점이 기존 안드로이드마켓과 다른 점이다.
△ 허니콤 기본 유튜브 앱
유튜브도 허니콤의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앱이다. 구글이 허니콤 태블릿 PC에 기본으로 제공하는 유튜브 앱은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HD급 동영상을 끊김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패드 전용 앱은 8만개 이상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도 지난 3월 아이패드2 발표 현장에서 ‘허니콤 전용 앱은 100개에 불과하다’라고 말해 아이패드 앱 숫자가 우세함을 강조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앱 개수가 20만개를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허니콤 전용 앱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모바일 기기 시장에선 하드웨어 싸움이 의미가 없다. 현재 출시된 허니콤 태블릿 PC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적UI 기능 향상, USB 호스팅 기능, 하드웨어 가속 등 허니콤에 추가된 기능들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들의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올해 출시될 수십 여종의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보다 허니콤 태블릿 PC를 빛나게 해 줄 앱이 더 기대된다.
http://www.bloter.net/archives/6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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